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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크랩] 절반 F학점 준 고대 교수에 "그래도 존경" 왜? - 공과대학 학장 성만영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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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수강생 절반이 F학점 받아도 “그래도 교수님 존경합니다”
고려대 강의 만족도 최고, 성만영·나흥식 교수의 노하우 5가지

 

성만영(左), 나흥식(右)15일 오전 7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공과대학 학장실. 성만영(61) 학장이 조용히 조교를 불렀다. “오늘 강의 자료에 오타가 났는데 얼른 고쳐야 되겠다.”

 오후 외부 일정이 빠듯하지만 강의 준비만큼은 매일 오전 꼼꼼히 챙긴다. 오전 8시56분. 1교시가 시작하는 시간에 정확히 강의실에 등장한 학장은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다.

 학장이 직접 강의하는 ‘반도체공학’ 수업은 반도체를 전공하려는 학부생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과목이다. 학생들에게 성 학장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시험 기간이나 방학 무렵에도 휴강은 절대로 없다. 한 학기에 세 번 보는 시험은 공식을 외워야 풀 수 있다. 절반 가까운 학생이 F학점을 받기도 했다.

 그런 학생들이 지난해 강의 만족도 평가에서 성 학장에게 4.97로 교내 최고 점수를 줬다. 교수 170명, 학생 4400여 명을 책임지는 학장이 강의만으로 학생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강의 만족도 평가는 ‘질문과 과제물에 답변과 지도가 충분했나’ ‘해당 과목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제시했나’ 등 질문 10개에 학생들이 각 5점 만점으로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피하고 싶은 강의에 학생들의 찬사가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 학장은 강의의 기본에서 답을 찾았다. “제가 가르치는 강의인 만큼 제 이름을 겁니다. 한학을 하셨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제자들을 자식 이상으로 가르치지 않으려면 강단을 떠나라’고 말씀하셨어요. 나이가 들수록 강의에 성의 없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요.”

 성 학장은 오후 7시에 시작되는 보충수업도 직접 챙기고, 학생들 이름도 일일이 기억한다. 오전 9시 강의를 고집하는 이유는 “갑작스러운 약속으로 인한 휴강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그는 “시대가 변해도 대학은 엄연한 교육기관”이라며 “교육이 중심이 돼야 연구로 얻은 성과도 강의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8~2010년 의과대 학장을 지낸 나흥식(56) 교수는 다양한 전공의 학부생들이 공통적으로 존경하는 스승이다. 그는 지난 5일 강의 잘하는 교수에게 수여되는 ‘석탑강의상’을 학교 대표로 수상했다. 그의 ‘생물학적 인간’ 학부 교양강의에는 매년 학부생 260여 명이 몰린다. 전임교수로는 가장 큰 규모다.

 나 교수는 오전 7시에 출근해 가장 먼저 학생들의 e-메일 질문에 답하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2007년도부터 그의 ‘보낸 편지함’에는 학생들의 질문에 답한 500여 개의 e-메일이 쌓여있다. 나 교수는 “한국 대학이 미국 하버드대학을 따라잡기는 어렵지만 강의만큼은 적은 투자와 깊은 정성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성만영·나흥식 고려대 교수의 강의 노하우

① 오전 9시, 1교시에 강의 스케줄을 잡는다.
“ 오전 강의라야 갑작스러운 약속으로 생기는 휴강을 줄일 수 있다.”

② 강의 전날 술 약속 잡지 않는다.
“ 강의는 신성하다. 아침에 기분 좋은 음악을 듣고 강단에 올라간다.”

③ 학생 이름을 외운다.
“학생들과 친숙해야 강의가 잘 전달됐는지 알 수 있다.”

④ 강의 예시 자료는 자주 바꾼다.
“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으면 새롭고 쉬운 예를 든다.”

⑤ e-메일 등 통해 질문에 귀 기울인다.
“ 학생들의 공통된 질문을 모으면 강의에 부족한 점을 알 수 있다.”

 


김민상 기자 stephan@joongang.co.kr
▶김민상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stephan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