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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에서 노무자 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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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건설 현장에서 노무자 사라지려나
`건설 로봇` 연구·개발 큰 걸음…한국은 걸음마 수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 건축 과정을 상상해보자. 수많은 삽화와 영화에서 표현되었듯이, 거대한 돌덩이들을 쌓아 올리고 있는 엄청난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피라미드의 건축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존재하지만 당시 노예를 활용한 인력 위주의 건설이 이루어졌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로부터 4천년 이상이 지난 지금, 피라미드의 몇백 배가 넘는 규모의 초대형 건축물들이 세계 곳곳에서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건설 현장은 여전히 수많은 노무자들의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 집약적인 건설산업의 생산 구조는 건설산업을 3D 업종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고급 인력의 유입과 노동 인력의 숙련도를 저하시키고 있다. 이는 건축물의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생산성 감소를 야기하는 악순환 고리 구조를 만들게 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최근 ‘건설 로봇’의 활용이 연구되고 있다. 건설 로봇이 바로 노동 의존적인 건설산업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한 매우 유효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노동 중심적 산업으로 인식되던 건설산업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로봇 기술의 발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 건설 로봇 시장 주도
지난해 가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로봇 전시회 <로보 월드 2006>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휴머노이드 로봇인 ‘휴보’를 비롯해 세계 첫 연예인 로봇인 ‘에버투’와 각종 가정용·산업용 로봇이 소개되어 로봇이 점차 우리의 실생활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로봇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건설산업도 첨단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건설 로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건설 로봇 분야에서 19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많은 연구 개발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으며 현재도 가장 진보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이 국가 차원에서 개발을 주도했다면 일본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 ‘슈퍼 제네콘’이라고 불리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건설 로봇 기술이 발전해왔다.
보통 로봇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인간을 닮은 로봇을 머릿속에 떠올리지만, 실제 산업용 로봇은 그러한 형태와는 다른 구조로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도록 설계된다.
국내에서는 1980~1990년대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주도해 건설 로봇 개발을 추진해왔다. 국내의 기술 수준은 일본과 비교해 아직은 초보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현장에서 사용 중인 말뚝 공사 자동화 장비나 초고층 건축물의 외벽 자동화 장비, 콘크리트 하수관 배설용 원격 자동화 장비 등은 위험하고 힘든 건설 작업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그 실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건설 로봇은 건설 공사의 특정 작업을 일부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물 전체를 자동화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즉, 건설 자동화 장비 및 로봇을 이용해 건설 현장에 자재를 들여오고 작업 층까지 운반하고 설치하는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일본은 1990년대 건설 경기가 최고 절정에 이르렀을 때,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노무 인력 부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건물 전체를 자동으로 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시험 운영한 사례가 있다. 당시에는 아주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주목되었으나, 장비의 개발과 운영에 천문학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되어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지금은 극히 일부 현장에서만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건설부는 `고층 건물 시공 자동화 시스템`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위는 한국기계산업대전에 전시된 작업용 로봇. | ||
한국, 2012년 ‘건설 로봇’ 메카 된다?
지난해 말, 건설교통부는 첨단 융합 건설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고층 건물 시공 자동화 시스템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현재 이 연구는 고려대에서 수행하고 있다. 2012년 세계 최고 수준의 실용적인 건축물 자동 시공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25개 연구 기관, 1백91명의 연구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 개발 사업은 과거 일본에서 도입되었던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개선하고, 한국적 건설 환경과 첨단 기술을 접목해 실용성을 극대화한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층 건물 자동 시공 시스템 연구에서는 경량의 건설 공장(Construction Factory) 개발, 철골 구조물에 필요한 볼팅 로봇 개발, 지능형 타워크레인의 개발을 통해 전체 공정의 80% 이상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고층 건축물 시공에서 인력 대체 효과 및 생산성의 증가, 안전 사고의 발생 확률 감소 등 여러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로봇의 개발 및 활용을 통해 건설산업은 과거 노동 집약적인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한 단계 발돋움할 계기를 얻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2년쯤에는 이 분야의 연구 기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건설산업은 국민의 복지 향상에 더 크게 기여하고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인 (고려대 교수·건축사회환경공학과)
[시사저널 915호 2007년 04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