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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으로 가는 특급 티켓 '신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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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5
| `사이클 제왕` 랜스 암스트롱이 압전 센서가 달린 나이키 운동화와 아이팟 mp3 플레이어의 연계 시스템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으로 가는 특급 티켓 `신소재` 원천 기술 확보에 밑천 노릇...휴대전화 배터리 등 개발 분야 무궁무진 우리나라 대학의 ‘재료공학과’ 명칭이 언제부터인가 ‘신소재공학과’로 바뀌고 있다. ‘하늘 아래 새것 없다’는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재료공학과라는 명칭도 무난한 편이나, 미래지향적으로는 신소재공학과가 더 낫다. 좀 거창하게 표현하면 신소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에서 중추적 부분을 담당해야 하고 이를 위해 날마다 새로워져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신소재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계단을 만드는 핵심 원료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1등 제품만이 살아남는 이른바 ‘신자유주의’경제에서는 원천 소재 기술의 확보가 생존의 필요 충분 조건이다. 휴대전화 배터리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대부분의 휴대전화 배터리는 충전을 위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방전된 배터리를 1분 이내에 충전할 수 있고, 1분의 충전으로 20일 정도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한다면 막대한 전세계 2차 전지 시장의 50% 이상을 단숨에 점유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리튬이온의 출입이 빠르고, 리튬이온을 대용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 활물질을 개발한다면 국가의 산업경쟁력은 큰 폭으로 향상될 수 있다.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수소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연료전지에 이용될 경우 전기화학적 에너지 변환 효율이 최대 60%로 매우 높고 배출 가스가 ‘수증기’뿐이므로 환경적인 면에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저장 매체이다. 기존 화학연료인 석탄·석유는 각각 고체·액체로 작은 부피의 용기에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다. 반면 수소는 기체이므로 부피가 매우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표면적이 크고 가벼운 소재에 다량의 수소를 흡착시켰다가 필요할 때 탈착시키면서 사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수소를 작은 부피에 효과적으로 저장하는 신소재의 개발은 새로운 에너지원 시대를 여는 출입문이다. 최빈국에서 중진국으로 올라설 때 흔히 채용하는 ‘모방·개선·효율·노동 집약’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용도 폐기되고 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창조·신기능·시너지·기술 집약’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채용해야 한다. 세계 1위 제품을 만들어 이른바 ‘블루오션’에서 막힘없는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소재에서의 기술 약진이 가장 필요하고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재는 날마다 새로워져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소재는 새로운 일상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나이키는 지난해 운동화 바닥에 무선통신이 가능한 압전 센서(Piezoelectric sensor) 모듈을 장착한 운동화를 출시했다.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압전 센서는 신발 주인이 운동할 때 발생시키는 압력으로부터 운동량을 계산하고 이를 mp3 플레이어에 무선으로 전송한다. 음악을 들으며 조깅하는 중에 본인의 운동 시간, 거리, 속도, 칼로리 소모량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세라믹 또는 폴리머로 이루어진 압전 소재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 폴리머 압전체로 재킷을 만들어 바람에 의해 재킷에 가해지는 압력을 전기로 변환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운동화 바닥에 압전체를 붙여 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운동을 하면서 얻은 전기로 휴대용 전자 기기들을 동작시키는 새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새로운 소재는 인공 후각에도 도전하고 있다. 향기 또는 냄새는 여러 가지 화학량이 복합된 기체이다. 인간의 코에서는 각 기체 성분을 따로 감응한 뒤에 단위 기체별로 종류·농도를 분석해 냄새를 판별한다. 이같은 원리를 이용해 여러 가지 가스에 다르게 반응하는 가스 센서 10여 종을 배열하고, 이들 신호를 분석해 전자 코(Electronic nose)를 만들 수 있다. 전자 코·전자 종이도 주목할 부문 전자 코는 의학 분야에서도 이용된다. 항생제의 처방에서 어떤 세균이 염증을 일으켰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전자 코를 이용할 경우 감염 세균의 종류를 조기에 파악해 해당 세균에 효과적인 항생제를 신속하게 처방할 수 있다. 이런 신기능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스를 감응하는 소재의 연구가 가장 중요하다. 21세기 한국 경제 발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새로운 소재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ITO를 대체할 새로운 투명 전극 재료의 개발이 디스플레이 산업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박막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액정 표시 장치(LCD)에서 저온 결정화 실리콘을 채용할 경우 빠른 구동 속도와 고화질을 실현할 수 있고 유리 기판 위에 음성·정보 처리 등의 기능을 집적할 수 있다. 소형 노트북, PDA, 휴대전화, 태블릿 PC 등의 휴대용 기기에서 빠른 동영상을 재생할 때 유리하다. 형광성 유기화합물의 발광 현상을 이용한 유기EL(OLED)은 현재 유리 기판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유연성이 있는 폴리머 필름을 기판으로 사용하고 박막 트랜지스터도 유기물질의 잉크 인쇄로 제조할 경우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경제적인 양산이 가능해진다. 투명한 마이크로 캡슐 내에 양 또는 음의 전하를 띤 염료를 넣은 후 원하는 화소 부분의 염료를 전기 영동(Electrophoresis)으로 조절할 경우 종이 질감을 가진 전자 종이(e-paper) 제조가 가능해진다. 필기구 안에 소형 디스플레이 장치를 말아서 넣거나 커튼 또는 옷을 디스플레이 장치로 이용하는 등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우리의 일상에 구현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이념은 공학자가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기존의 재료를 경제적인 가격으로 양산하는 것이 선임 공학도의 몫이라면, 새로운 소재를 새로이 만들어 새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이 시대 신소재 공학도들의 소임이다. 신소재 공학이 21세기 한국 경제를 선진국행 열차에 태우는 ‘특실’티켓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이종흔 (고려대 교수·신소재공학부) 시사저널 [912호 2007년 04월 09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