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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배터리 열화과정 원인 규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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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0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사진)가 온도에 따른 리튬이온(Li⁺) 배터리 전극물질의 구조 변화를 관측해 배터리 수명을 줄이는 열화과정의 근본 원인 규명에 성공했다. 이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과 성영은 부연구단장(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됐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서는 충전 시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고, 방전될 때는 양극으로 이동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서 충·방전 시 열이 발생하는 열화과정이 배터리 수명과 성능에 영향으로 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분자 수준에서는 어떤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먼저 연구진은 온도가 배터리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이산화티타늄(TiO₂)을 전극(음극)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조했다. 이후 충·방전 시 온도를 달리하며 X선 회절 분석법을 통해 이산화티타늄 전극 구조 변화를 관찰한 결과, 구동 온도가 상승하면 상온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새로운 리튬 저장 매커니즘이 진행되는 것을 밝혀냈다.

 

기존에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해 이산화티타늄 전극과 반응해 상을 변화시킨다고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실험 결과 상온보다 20~30도 정도만 상승해도 1차 상 변화 이후 2차 상 변화가 추가로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고온이 아닌 일상적인 40도 수준의 열 조건에서도 예상치 않은 상 변화가 추가로 발생한 것.

 

이에 연구팀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2차 상 변화에 따른 전극의 구조 변화를 관찰했고, 2차 상 변화에 따라 에너지 장벽이 높아지면서 이산화티타늄 전극 내부에서 리튬이온 이동이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인체의 동맥경화처럼 전극 내에 리튬이온이 쌓이다가 배터리의 충전과 방전이 거듭되면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가 쪼개지면서 전극이 손상됐다.

 

유승호 교수는 “열 발생을 수반하는 에너지 장치의 배터리 설계에 있어 온도는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온도가 높아지면 추가적인 상 변화가 발생하며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저하 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4.612) 8월 5일(현지시간)자에 실렸다.  / 공과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