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대학 뉴스
최정규-곽상규 교수 연구팀, 획기적인 가솔린 차량 공해 물질 제거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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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 (왼쪽부터) 화공생명공학과 최정규 교수(교신저자), 곽상규 교수(교신저자), 김진성 석박사통합과정(공동1저자), 심재희 석박사통합과정(공동1저자), 김진철 울산과학기술원 박사(공동1저자)
고려대학교 공과대학(학장 이해근) 화공생명공학과 최정규 교수팀의 김진성/심재희 석·박사통합과정 학생 및 곽상규 교수팀의 김진철 박사의 주도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일반 가솔린 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탄화수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구리담지 제올라이트 흡착제를 개발했다. 특히, 최적의 성능을 갖는 탄화수소 흡착제 합성법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해당 탄화수소 흡착제가 높은 성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구리종의 역할을 실험 및 이론 간의 상호보완적 방법론을 통해 규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 정도가 심각해짐에 따라 대응책으로 기후 협약이 체결되고 있다. 해당 기후 협약의 규제 정도는 매년 강화되고 있고, 특히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배출가스 중 운송수단에서 약 28%에 달할 정도로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운송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앞으로 수십 년간 내연기관 기반의 차량(하이브리드 차량 포함)이 주도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물론, 더 청정한 자동차가 되기 위해 배기가스의 규제가 훨씬 더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가솔린 자동차 규제의 기준이 되는 미국 LEV3 환경법규에서는 2025년까지 NMOG(Nonmethane organic gas; 비메탄유기가스) + NOx의 배출을 0.03 g/mile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솔린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유해 물질들을 전환할 수 있는 삼원촉매가 장착되어 있다. 해당 삼원촉매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CO, NOx, HC(탄화수소)를 동시에 반응시켜 환경적 으로 안정한 N2, CO2, H2O로 효율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시동을 끄고 오랫동안 주차했던 차량의 엔진을 켠 직후 수 분 동안(저온 시동 구간)에는 삼원촉매가 활성화되지 않아 대부분의 유해 물질을 전환 시키지 못하고 대기로 배출시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삼원촉매 만으로는 급격히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어려워 삼원촉매를 보조하는 배기가스 처리장치가 필요하다.
▲ 그림 1. LEV3 에서의 배출규제 변화
탄화수소 흡착제는 이러한 삼원촉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탄화수소 흡착제는 저온 시동 구간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배출되는 탄화수소를 흡착한 뒤, 삼원촉매를 활성화시키는 충분한 고온이 되었을 때 탄화수소 흡착제는 저온에서 높은 탄화수소 흡착량을 갖고, 고온에서 흡착된 탄화수소를 탈착시켜야 하며, 높은 수열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해당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탄화수소 흡착제를 개발하기 위해 본 연구팀은 제올라이트를 기본 물질로 사용했다. 제올라이트는 규칙적인 배열을 통해 일정한 미세기공 구조를 가지며, 높은 비표면적을 갖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제올라이트를 단독으로 사용하였을 경우, 이러한 미세기공의 크기에 따라 흡착할 수 있는 탄화수소의 종류가 제한되게 된다.
▲ 그림 2. 삼원촉매 역할을 도와주는 탄화수소 흡착제의 역할 모식도
▲ 그림 3. MFI 제올라이트를 형성하는 기본 구조 및 다공성 채널 형상 모식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제올라이트 미세 다공성 물질에 구리를 담지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분자량을 갖는 탄화수소(예, 톨루엔)뿐만 아니라, 낮은 분자량을 갖는 탄화수소(예, 프로필렌)에 대해서도 높은 흡착량을 갖는 탄화수소 흡착제를 개발했다. 적외선 분광 방법을 기반으로, 프로필렌의 흡착량은 구리 1가 이온의 양과 높은 수준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또한, 작은 크기의 산화구리 입자에 의해 탄화수소의 산화 온도가 낮아지는 것 또한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이에 더해, 실험으로 밝혀낸 상관관계를 계산화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컴퓨터 기반의 Density Functional Theory(DFT)계산을 도입했다(그림 4). 해당 DFT 계산은 컴퓨터를 통해 제올라이트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모사한 구조를 만들어 낸 후, 특정 분자가 제올라이트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예측하는 데 활용됐다.
* 제올라이트(zeolite) : 규소산화물에 일부 규소가 알루미늄으로 치환된 무기 결정 물질로, 1 nm보다 작은 기공을 지닌 물질이다. 제올라이트는 고유한 결정구조 등에 따라 200여 가지가 넘는 독립적인 구조가 보고되었으며, 세 자리의 문자 코드로 이를 나타낸다 [예: MFI (Zeolite Socony Mobil-five), CHA (Chabazite), DDR (Deca-dodecasil 3 Rhombohedral), LTA (Linde Type A) 등]. 제올라이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온교환제, 촉매 및 촉매담지체, 흡착제 그리고 분리막 등의 형태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프로필렌과 구리 1가 이온은 물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높은 결합에너지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러한 계산 결과를 통해 앞서 실험적으로 밝혀내었던 구리 1가 이온의 양이 흡착된 프로필렌의 양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높은 성능과 높은 열적 안정성을 확보한 탄화수소 흡착제는 가솔린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량에서 삼원촉매의 단점을 보완하여 더욱 배기가스에 포함된 유해 물질의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양한 분석을 통해 구리가 탄화수소 흡착제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어 탄화수소 흡착제 개발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김진성 및 심재희 학생의 끈기 있는 연구를 통해 최적의 성능을 갖는 구리 담지 제올라이트를 활용한 탄화수소 흡착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는 향후 수십 년간 자동차 시장의 대세인 에너지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자동차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목표를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울러, 해당 제올라이트 기반 흡착제 기술을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에너지 효율적인 유해 물질 저감이 가능하다”라고 연구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곽 교수는 “수분 조건에 따라 제올라이트 기반 흡착제 내 탄화수소의 흡착능을 비교함으로써, 분자 전산모사를 통해 탄화수소 제거를 위한 흡착제 개발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현대자동차,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지원사업, 한국화학연구원(KRICT),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촉매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술지인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Impact Factor: 24.319 and 화학공학 JCR 상위 2.1%)에 5월 25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Unveiling the elusive roles of Cu species in determining the hydrocarbon trap performance during cold start in Cu-impregnated MFI type zeolites